효성그룹, 인도 시장에서 ‘백년기업’을 꿈꾼다
2024.05.20
향후 3년간 세계에서 경제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나라는 어디일까요?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는 인도를 꼽았습니다. 2030년 인도의 예상 GDP는 7조 3천억 달러로, 일본을 넘어선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죠.
▲ 인도는 풍부한 인적 자원, 저렴한 인건비,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개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도의 경제 성장률은 2021년부터 꾸준히 7% 이상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글로벌 입지가 강화되자 효성그룹 역시 인도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신년 하례식에서 인도를 글로벌 효성, 백년효성의 교두보로 강조하면서, ‘(중국과 함께) 인도 기업들도 우리의 경쟁자로 올라섰다.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노력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성장 원동력으로 풍부한 인적 자원, 저렴한 인건비,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개혁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전 세계 인구수 1위인 인도의 중위 연령은 2022년 기준 27.9세로 청년 인구가 가장 많은데요. 이들의 상당수가 교육 수준이 높은 고급 인력인 데다 인건비도 저렴합니다. 더불어 인도 모디 정부가 지난 10년간 펼치고 있는 ‘모디노믹스’ 정책은 고성장·친기업을 표방하며 산업 발전과 투자 유치를 가속화하고 있죠.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인도는 과거와 현재보다 미래가 더더욱 기대되는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효성그룹 핵심 비즈니스, 인도와 통(通)하다
효성그룹에 인도는 섬유 산업을 통해 내수와 수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의미가 큽니다. 효성그룹은 2007년 인도를 글로벌 전초기지로 삼고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가스절연개폐기(GIS) 등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스판덱스는 인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차지하는 핵심 비즈니스입니다.
스판덱스는 섬유 산업의 반도체라 불리는 소재로, 글로벌 수요 성장률이 약 8%에 달할 만큼 부가가치가 높습니다. 효성티앤씨가 생산하는 스판덱스는 뛰어난 품질로 10년 넘게 글로벌 시장 1위를 유지 중인데요. 최근에는 옥수수 추출물, 산업 폐기물을 활용한 친환경·리사이클 라인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친환경 인증도 획득해 차별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죠.
현재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는 인도에서 약 60%에 달하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며, 히잡·수영복·레깅스 등 다양한 의류에 활용되는 등 인도 소비자의 일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인도 내 스판덱스의 높은 인지도는 틈새시장을 공략한 효성그룹의 전략적 시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인도는 글로벌 목화 생산량 1위를 자랑하며 세계 최대 섬유 시장으로 불리지만, 기술 부족과 경직적인 노동문화로 생산성이 그 명성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더불어 소수의 인도 자국 기업이 보급형 섬유·의류 중심의 사업 방식을 전개하면서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효성그룹이 발휘한 기지가 인도 섬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오게 됩니다. 스판덱스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선점한 것이죠.
▲ 효성티앤씨가 2019년 설립한 연간 생산량 1만 9천 톤 규모의 공장
2018년 인도 스판덱스 법인을 설립한 효성티앤씨는 2019년, 연간 생산량 1만 9천 톤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는 등 규모를 확장하면서 인도 섬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는데요. 지난해 4월에는 나날이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약 6천 300만 달러 투자 규모의 생산 시설을 증설하면서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충족하는 성과를 얻고 있습니다.
‘AFTER CHINA’ 인도, 효성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다
인도의 잠재력은 비단 섬유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중국을 이을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떠오르면서 화학, 전기·전자,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민간 투자 유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죠. 전 세계 기업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인도와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왔으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역시 앞다퉈 인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 중국 비즈니스에 적신호가 켜졌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까지 겪으며 인도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는데요. 이러한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생산 기지이자 풍부한 잠재력을 지닌 소비시장으로 환영받고 있습니다.
효성그룹 역시 탈 중국이라는 전 세계 흐름에 발맞춰 인도 현지의 생산 설비를 꾸준히 신설·증설하는 중입니다. 앞서 언급한 스판덱스와 가스절연개폐장치(GIS), 타이어코드는 물론 아라미드, 탄소섬유, 차단기·변압기, ATM 등 사업 부문도 다양하죠. 이러한 효성의 행보는 인도를 포함한 유럽·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After China’로서 각광받으며 효성그룹의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인도. 이 기회의 땅에서 효성그룹은 어떤 비전을 그리고 있을까요?
인도를 통해 현실이 될 ‘백년효성’ 비전
효성그룹은 향후 인도를 효성첨단소재 타이어코드 차세대 생산기지로 육성한다는 꿈을 품고 있습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형태를 잡아주고 내구성을 갖춰주는 섬유 보강재로, 타이어의 경량화와 주행 안정성 확보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소재입니다. 현재 효성첨단소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글로벌 1위라는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계 점유율은 무려 51%로, 전 세계 승용차 타이어의 절반가량에 사용되고 있죠.
2021년 기준 인도의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천 명당 22대로 전 세계 최저 수준이었지만, 이후 자동차 판매량이 매년 20% 이상 성장하면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의 폭발적 확대에 따라 현재 효성첨단소재 타이어코드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56%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에, 효성이 추진하는 ‘인도의 타이어코드 차세대 생산 기지화’가 본격적으로 실행되면, 현지의 빠른 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효성그룹은 그간 29개국, 77개 도시에 달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음에도 미래산업 선도 기업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조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언급한 ‘위기 극복의 DNA’ 덕분 아닐까요? 잠재력이 큰 만큼 변수도 예상되는 인도 시장이지만, 그로 인한 어려움보다 그간 쌓은 저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들어 갈 새로운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