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샛별과 같던 시간들, 효성의 56년을 되돌아보다
2023.04.01
대한민국 30대 대기업 중 11곳의 부도가 발생하고 127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던 뼈아픈 사건을 기억하시는지요? 1997년 여름, 태국부터 시작해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부터 번진 외환위기는 같은 해 한국을 강타했습니다.
1997년 11월 21일,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 IMF 부총재와 임창열 경제부총리가 서울의 한 호텔에서 비밀 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날 밤 10시, 정부는 국제통화기금에 유동성 조절 자금 지원 요청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은 구제금융을 조건으로 고금리, 구조조정 등을 요구했습니다. 그 결과 환율이 폭등하고, 1998년에는 서울에서만 월 3000개 이상의 기업이 부도를 내고 쓰러졌으며,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직장을 잃었습니다. ‘국가 부도의 날’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달러 모으기 운동과 금 모으기 운동 등 범국민적 움직임까지 일었습니다.
효성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사업이 어려워졌고, 다른 수많은 기업들처럼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해 온 효성물산의 임직원들을 구조조정 할 수는 없었습니다. 효성이 내린 결론은 식구 같은 임직원을 보내는 대신, ‘사업 개편’ 이었습니다. 인본주의를 근간으로 사람을 중요시하는 효성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함께 극복해 나가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효성은 그 이름만큼이나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스판덱스 세계시장 점유율 1위, GIS(가스절연개폐장치) 세계 일류 상품 선정, 타이어코드∙시트벨트 원사∙에어백 원단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세계 최초 폴리케톤 상용화, 미국∙인도네시아 등 ATM 시장 점유율 1위 등 효성의 업적 뒤에는 외환위기 사태를 비롯한 수많은 역경과 극복의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효성, 신뢰의 아이콘이 되기까지
1957년, 효성물산 설립을 시작으로 1966년 동양나이론을 설립하며 효성은 종합화섬메이커로 발돋움하기 시작합니다. 1971년에는 독자적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 최초의 민간 기술 연구소를 설립하고 그룹 성장의 주요 엔진을 마련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의 자동차 50%가 사용하고 있는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의 역사도 이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70년대 중반에 효성은 독자 기술 개발로 타이어코드를 만들었으며, 이 노하우를 기반으로 1979년에는 소재사업을 확장시켜 국내 최초로 PET 용기를 제작하였습니다. 당시 대부분 유리 제품이었던 용기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순간이었습니다.
1990년대에는 글로벌 경쟁체제가 본격화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입니다.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 초고속 송전망 시스템의 핵심 제품인 765KV 변압기 등을 독자 기술로 개발하였으며, 프로필렌·필름·TPA 등의 화학 사업에도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설립 때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쌓아온 탄탄한 기술력과 품질 덕에 고객들에게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온 효성은, 더 나아가 고객 중심의 마인드에 대한 신뢰를 받을뿐더러 대한민국에서 신뢰받는 기업으로 손꼽힙니다.
미래를 내다본 효성의 과감한 승부수
외환위기가 닥치기 직전인 1996년, 효성은 한 발 앞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웁니다. 1998년에는 외환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 전력을 수립하게 됩니다.
당시 효성그룹의 주력사였던 효성물산, 효성중공업, 효성생활산업, 효성 T&C를 ㈜효성으로 합병하고, 외환위기 당시 수익성 좋은 유망 사업이긴 했으나 비핵심 사업분야였던 효성바스프와 효성ABB 등의 계열사를 과감하게 매각했습니다. 또 PG(Performance Group)/PU(Performance Unit) 체제를 도입하는 등 효성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에 걸쳐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합니다.
그 결과 효성은 외환위기 이후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부채비율도 크게 개선됩니다. 위기를 기회 삼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성장모멘텀을 확보하게 된 효성은 글로벌 시장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합니다. 뿐만 아니라 글로컬리제이션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2000년대 해외 시장 개척에 매진한 효성은 타이어코드, 스판덱스 증의 주력 제품이 글로벌 No.1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때부터 효성은 미국·중국·베트남·유럽·남미 등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본격적인 도약의 여정을 펼칩니다. 현재는 해외시장 진출과 성장을 위해 현지에서 빠르게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대해 세계 28개국 106개 사업장을 설립하였으며, 글로벌 생산 판매체계를 갖추고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2018년에는 경영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이뤄냈습니다.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 4개의 계열사를 신설하고,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독립경영체제를 갖추었습니다.
뛰어난 기술력과 과감한 의사결정을 성장동력으로 소재전문기업으로 도약한 효성은 현재 국내·외 섬유 관련 특허 약 550건, 첨단소재 관련 특허 700여건, 화학 관련 특허 1000건 이상, 중공업 관련 특허 약 700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효성은 대한민국을 포함해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해외 시장을 개척하여 글로벌 기업으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며 대한민국 경제에도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소리로 준비하는 100년의 내일
과감하고 혁신적인 경영으로 기틀을 다져온 효성은 환경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에도 누구보다 먼저 응답했습니다. 효성티앤씨는 2008년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섬유, 리젠을 개발했고, 현재 친환경 기능성 섬유로 라인업을 대폭 확장시키며 글로벌 친환경 섬유 트렌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효성화학은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케톤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으며 효성중공업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액화수소 사업은 오늘도 활발히 진행중입니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은 2017년 1월 취임사에서 ‘경청하는 회사,’ ‘기술이 자부심인 회사,’ ‘항상 승리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강조점들은 모두 ‘고객’이라는 단어로 귀결됩니다. 또한 2023년 신년사에서는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의 행복을 추구하고 ‘고객 최우선주의’를 실천하는 ‘고객몰입 경영’으로 나아갈 포부를 밝혔습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반응하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을 다차원적으로 깊이 이해한다는 뜻에서 역시 모두 ‘고객’이라는 단어로 귀결된다는 점이 여전합니다.
효성의 성장에는 항상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VOC(Voice of Customer) 경영 철학이 있었습니다. 직접적인 고객은 물론, 고객의 고객(VOCC)과 경쟁자(VOCO)의 목소리까지도 경청함으로써 효성은 전략적이고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고객의 니즈에 기반한 믿을 수 있는 기술혁신으로, 효성은 다가올 100년의 미래를 향한 힘찬 도약을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