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처럼 민첩하게, 효성의 애자일(agile) 경영

2023.05.17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금리의 상승.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경기 불황을 체감할 수밖에 없는 요즘입니다. 날로 오르는 원자재 가격과 이미 정점을 웃돌고 있는 환율 등으로 인해 가계 경제가 흔들리는 시기에, 기업은 경영의 흐름을 돌아보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효성에서 주목한 것은 바로 애자일 경영입니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은 “호랑이처럼 민첩하게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받아들여 앞서 나가야 한다.”고 전하며 애자일 경영을 강조했습니다. 애자일은 영어 단어로 ‘민첩한’, ‘기민한’ 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애자일 경영이란 무엇일까요?

애자일은 원래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 중 하나입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초기에 세운 계획에 집착하지 않고 개발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기업의 경영방식으로 도입했죠. 다시 말해, 고객과 기업 구성원들의 피드백에 대해 ‘기민하게’ 대처하고 수시로 수정함으로써 변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경영 방식입니다.

과거에 주로 채택되어 온 경영방식인 ‘워터풀(waterfall)’은 말 그대로 폭포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듯 처음 수립한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발이 진행되어, 갑자기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변화에 적절한 대응으로 극복해나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작부터 최종에 이르는 과정까지, 시장의 새로운 니즈를 수시로 반영하며 고객으로부터 받은 피드백에 따라 수정 및 보완해나가는 애자일 경영의 중요성과 그 가치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는 것이죠.

 


 

밀레니얼 세대의 선택은 애자일(agile) 경영

최근 노동시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로, 개인의 자유와 워라밸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수십 년간 고착화된 기업의 피라미드 조직 체계는 한계에 직면하게 됩니다. 밀레니얼 세대 노동 인력은 유연한 스타트업 조직문화를 선호하고, 조직 내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생계의 수단을 찾아 무작정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조직을 선택하여 문을 두드리는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기업은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이 세대 노동 인력의 니즈를 파악해야 하는데, 바로 이 지점이 애자일 경영의 이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기존의 관습과 전통적인 기업 문화에서 탈피하여 기성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더욱 빠르게 효과적인 결론을 도출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게 하는 애자일 경영은 밀레니얼 세대의 고급 인력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집니다. 애자일 경영의 장점은 구체적인 계획 없이도 바로 실행에 옮겨 외부 피드백을 계속적으로 반영하면서 완성도 높은 최종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 있습니다. 즉,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죠.

 


 

코로나19-확산으로 많은 기업이 투자를 멈추고 지지부진한 시간을 이어갈 때, 효성은 오히려 선제적 투자를 단행하였습니다.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고, 일명 ‘홈트’가 유행할 것을 예상했고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소재의 옷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 스판덱스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판단하죠. 2020년 말 해외 스판덱스 공장에 생산설비를 증설함으로써 글로벌 생산체제를 재정비합니다. 그 결과 효성은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며 위기 상황에서도 높은 경영실적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올해 4월에는 별도의 염색 과정이 필요 없는 친환경 블랙 제품을 대거 출시했습니다. 유명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제조 공정에서 친환경을 실천한 소재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높아지면서 염색하지 않아도 되는 블랙 스판덱스를 개발한 것인데요, 소비자의 인식 변화 속도에 따라 빠르게 발맞춰나가는 모습입니다.

액화수소사업, 첨단소재인 탄소섬유 등 신사업 투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수소충전소 사업 1위인 효성중공업은 2023년까지 울산시 부지에 단일 규모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립할 예정입니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미 4천 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운영 중이며 작년에 2차 증설을 진행하여 연간 생산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실제 효성의 주력 계열사들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좋은 실적을 올렸습니다. 시대 흐름과 시장의 피드백에 즉각 반응하는 애자일 경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애자일 경영의 기반, 디지털 전환

애자일 프로세서는 디지털 전환과도 깊이 연관됩니다. 디지털 전환은 사회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전통적 사회 구조를 혁신하는 것으로, 이미 생활 곳곳에서 디지털 전환의 다양한 사례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흔히 접하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3D프린터와 같은 최신 디지털 신기술을 기반으로 조직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거나 기존 산업에 디지털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적용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클라우드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자료를 활용하거나, 인공지능 챗봇과 대화하는 것 등이 해당됩니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업무의 질을 높임과 함께 속도를 향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생산성이 높아지게 되죠. 또 사람의 추측과 예측으로 산출했던 상권과 고객에 대한 정보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전략들로 비용은 줄이면서 높은 성과를 이루게 됩니다. 산출된 정보들을 수시로 투입하고 초기 계획에 변화를 주는 애자일한 방식과 디지털 전환의 결합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효성은 각 사업회사에 스마트팩토리 TFT를 구성하였습니다. 새롭게 습득한 기술을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에 도입시키고, 원료수입부터 생산, 출하까지 제품 상태나 설비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공정을 제어합니다. 더불어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2019년부터 ‘C-Cube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고객의 목소리(VOC)를 수집하여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추후 이를 반영하여 업무를 진행하였죠. 중국, 베트남, 터키, 브라질 등 세계 62개국 무역 법인 및 사무소와 32개 생산법인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화 중에 있습니다. 또한 IT기업인 ST텔레미디어 글로벌 데이터 센터와 함께 데이터 센터 사업을 추진 중이며 블록체인 전문 기업, 갤럭시아 메타버스와는 큐레이션 기반 NFT 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활발한 디지털 베이스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어떨까요? 효성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을 활용하여 신입사원이 참여하는 입문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비대면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입사원 간 공동체 의식과 유대감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는데요, 가상공간을 본사 사옥, 대강당, 공장 등으로 구성해 오프라인과 흡사한 교육공간을 조성하였습니다. 신입사원들은 현장감 속에 자신의 아바타로 가상공간을 탐험하며 배치된 직무 정보와 회사 생활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최신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에서 애자일 경영의 일면이 잘 드러납니다.

 


 

애자일리티(agility)로 미래를 열어가는 효성그룹

효성은 최근 그룹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각 계열사를 전문경영인이 책임지는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하였습니다. 각 사별로 강점을 지닌 제품과 분야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 것입니다. 효성그룹은 세계경제 위기에도 거듭된 순항 속에, 소재 3총사로 불리는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얼마나 기민하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불확실한 시기는 위기일수도, 새로운 성장의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애자일경영으로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었듯 앞으로도 효성은 애자일하게 환경에 가장 적합한 경영방침을 도입하여 새로운 성장을 이루어낼 것입니다. 민첩하고, 기민하게 말이죠.